인간의 정신세계와 외부세계를 접속시켜주는 신경 체계
이처럼 우리는, 언어와 숫자, 그림 등의 추상화 도구를 이용하여 각자의 정신세계를 정보 공간에 구현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서 이러한 능력을 지닌 동물인 인간이 유일하다. 인간의 두뇌는 위대한 것이며, 그것에 의해 고귀한 무형의 가치를 창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단한 정신세계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언제나 외부의 물리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우리의 정신세계(정보 공간)를 외부세계(물리적 공간)와 연결시켜주는 것이, 우리 몸의 '신경 체계'이다.
'신경'이란 뇌와 몸의 각 기관이 상호 간에 정보를 주고받는 '길'과도 같은 것이다. 몸의 안쪽과 바깥쪽으로부터 오는 모든 자극은, 정보로서 신경에 전달되고, 뇌와 몸의 각 기관으로 보내져, 다양한 움직임이나 반응을 일으킨다.
신경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뇌에서 척수로 연결되는 '중추신경'과, 거기서부터 전신의 구석구석까지 뻗어져 있는 '말초신경'이 그것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말초신경은 '몸신경'과 '자율신경'으로 나눌 수 있다. 몸신경에는 감각을 전달하는 '지각신경'과, 손발 드의 근육을 움직이는 '운동신경'이 있다. 한편, '자율신경'은 내장의 움직임이나 혈액의 흐름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자율신경은 심장을 움직여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고, 호흡하고, 음식을 소화해서 영양소를 흡수하고, 더울 때는 땀을 흘리고, 추울 때는 몸을 떨어 체온을 조절한다. 이러한 모든 자율신경의 움직임에 의해 우리의 생명 활동이 제어되고 있는 것이다. 깨어 있을 때도 잠들어 있을 때도, 우리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몸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자율신경은 24시간 쉬지 않고, 생을 마감할 때까지 풀가동된다.
자율신경의 변화에 의해서 우리의 감정도 변한다
자율신경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에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특히, 인간의 생명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율신경계가 외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정동 상태를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 '정동(情動, Affect)'이란, 심리학에서 사람의 감정, 정서, 기분에 대한 잠재된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어떤 자극에 의해 심장이 빨리 뛰고, 식은땀이 나고, 목이 타들어가는 등의 자율신경의 변화가 일어나면, '긴장했다'라는 감정의 정동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즉, 우리들은 외부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자율신경에 의해 받아들여, 그것에 의해 감정과 정서, 기분이 변화하는 식으로 정신세계와 이어져 있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정신세계와 외부세계 간의 연결통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당신은 기분과 상황에 따라 자신의 말투나 태도가 달라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는가?
사실 이는 컨디션이나 기분, 시간적 여유 등이 모두 자율신경을 흩트려놓아 그때그때의 상태에 따라 말투나 태도가 바뀌는 것이다. 공격적인 말투를 쓰면, 그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도 자율신경이 흐트러지고, 반대로 싫은 소리를 한마디 들으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자율신경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쩌다가 한번 자율신경이 흐트러졌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다. 하지만 평상시에 사용하는 언어와 마음가짐이 부정적이라면 자율신경계가 망가지는 원인이 되어, 건강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우리의 몸은 약 4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율신경이 만들어낸 혈류를 통해서 이 세포들에게 산소와 영양소를 전달한다. 반대로 자율신경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면 우리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율신경을 평온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행동양식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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