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를 남기고 잔가지를 잘라내는 작업
추상적인 사고란, 한마디로 표현하면 '잔가지를 잘라서 줄기를 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자 그대로, '특징을 추출하는 것'이다. 요점은, 다양한 특징이나 속성을 가지는 현실의 사건 속에서, 다른 것들과의 공통적인 특징을 추출하여, 하나로 합쳐서 취급한다는 점이다.
바꿔서 이야기하자면, 공통의 특징과는 관계가 없는 다른 특징들을 모두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앞선 이야기 한 줄기와 잔가지를 빌려서 말하자면, '공통적인 특징'이 줄기, '그 이외의 특징'을 잔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사건에서 어떤 특징을 추출할 것인지는, 그때의 목적이나 방향성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한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더라도, '학생', '남성', '환자', '체중 70kg인 사람', '미혼자' 등 다양한 형태로 특징을 추출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사람을 추상화시켜서 떠올려본다면, 목욕탕이나 화장실이라는 장면에서 생각하면 '남성인가 여성인가'라는 특징이 중요하고, 영화관의 요금을 결정할 때는, '사회인이나 학생, 혹은 아동인가'라는 속성이 가장 중요한 특징이 된다.
추상화하는 것은 캐리커쳐를 그리듯 데포르메하는 과정이다
'잔가지를 버리는 것'이 추상화시키는 작업의 기본인 이상, 필요 이상으로 세부사항에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때로는 세부사항을 섬세히 다루는 것이 중요한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이것들은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
그것은 앞서 이야기한 '목적'에 달려있다.
나무의 경우에는, 어느 것이 '줄기'고, 어느 것이 '잔가지'인가라는 해답은 고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떠한 대상을 추상화하는 과정에서의 '줄기'와 '잔가지'는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인간의 고집(혹은 집착)을 목적에 따라 바꾼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곁에서 지켜보고 있자면 '잔가지를 고집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세부사항을 잘라서 특징을 추출한다'라고 하면, 사람을 흉내 내는 개그맨이나 캐리커쳐를 생각나게 한다. 그것을 보고 무심결에 웃어 버리거나 감탄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째서일까?
그 이유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문자 그대로 '사실적'으로 모든 것이 진짜 똑같이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즉 구체적인 레벨에서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어디가 비슷한지 모르겠으나, 어찌 댔건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특징이 잘 데포르메(미술의 회화에서 사실의 일부를 변형, 축소, 왜곡하여 표현하는 것) 되어, 훌륭하게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추상적 사고란, 이렇게 캐리커쳐를 그리는 것과 같이 '데포르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사고하는 대상의 특징 있는 부분을 과장스럽게 표현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다른 특징들을 무시하고 축소시켜 버리는 대담함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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